한글 초성자음 이용 시대 


한글의 또 다른 신비성의 발견
  한글은 글자도 우수하지만 그 창제의 동기도 위대하다. 어리석은 백성이 쉽게 배워 널리 쓰게 하기 위해 창제한 세종의 아름답고 고귀한 사상은 한글의 또다른 자랑이 된다. 한글은 그 창제의 목적에 맞게 매우 쉽고 널리 쓰이며 또한 과학적인 글로 자타가 공인한다.  한글이 배우기 쉽고 쓰기 편리한 글자임에도 거의 500년 이상 천시되고 박해를 받아 오다가 근대 개화기에 와서야 우리 민족의 위대한 글로 다시 떠오른 것이 한글의 제 2의 발견이다.  그런데 한글이 오늘날 첨단 전자 기기 시대에 또 하나의 언어 매체로의 길을 우리 앞에 보여 주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한글의 초성자음 매개 방식의 활용인 것이다.  이 방안은 한글의 제 3의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고 나는 감히 생각한다.  이 방안은 우리에게 숫자 암기의 번거로움을 해결하여 주고, 숫자를 이용해 작동하는 전기 전자 기구와 인간의 새로운 의사 전달 매체로 등장할 것이다. 
 이제 한글 자음표기 숫자판의 이용이 실현되어 하나의 작은 혁명이 우리 나라에 도래하기를 기대한다. 이제까지 인류 역사상 없던 새로운 시도를 우리가 하려고 한다.  인간의 언어를 기계가 쉽게 받아들이고, 인간이 인간의 언어로 기기와 대화를 하게 된다.  인간과 기계가 친밀 하여지고 따뜻한 정까지도 느낄 수 있는 관계가 될 것이다.  숫자의 삭막함이 없는 그 시대를 그려본다. 
 


한글 자음표기 숫자판을 이용한 시대에 갑돌씨의 하루


 

1  ㄱ
 2 ㄴㅍ
3 ㄷㅌ
ㄹㅎ
5    ㅁ 
6  
7   
8   
  ㅈ
 * 
0   
 #

갑돌씨는 이름 있는 회사의 셀러리 맨이다. 그는 아내 민자씨와 딸 은재, 아들 현재를 거느린 가장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그는 유선 TV 방송으로 뉴스를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의 손에는 숫자판에 한글자음이 표기된 리모콘이 들려 있다.  과거에 갑돌씨는 TV를 켠뒤 리모콘 숫자판의 버튼을 통해 숫자로 된 채널 번호를 입력해야 했으나 지금은 채널 번호를 기억할 필요가 없다.  그는 숫자와 한글자음이 짝지어진 리모콘의 버튼을 보고 뉴스라는 단어의 각각 글자의 초성자음을 리모콘 숫자판의 버튼에서 찾아 누른다. 즉 버튼 2에는 ㄴ 이, 7에는 ㅅ이 짝지어 표기되어 있다. 그러나 TV안에는 ㄴ에 짝지어진 2와 ㅅ에 짝지어진 7, 즉 27이란 채널 번호가 입력되어 뉴스 방송이 나온다. 뉴스를 보고 나자 오늘 날씨가 궁금하다. 갑돌씨는 수화기를 들고 기상안내 오디오텍스 서비스에 전화를 건다. 전화번호는 700 국에 '기상안내'이다. 즉 700국은 보통 정보서비스 국으로 국번은 암기할 필요가 없으며 단지 '기상안내'란 말만 알고 전화를 건다. 즉 그는 700을 누른 뒤 전화기의 숫자판의 버튼에 아라비아 숫자와 짝지어 표기된 자음을 보고 '기상안내'의 각 글자의 초성자음인 'ㄱㅅㅇㄴ'을 눌렀다.  전화기에 'ㄱㅅㅇㄴ'에 짝지어진 1782란 번호가 입력되고 이 번호에 의해 접속되어 오늘의 날씨가 안내되었다. 다음으로 갑돌씨는 오늘의 농산물 시세가 궁금했다. 왜냐하면 내일은 부모님 생신인데 사과한 박스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다시 수화기를 들고 '700 - 농산시세'란 글귀번호를 눌렀다. 700을 누르고 난 뒤 'ㄴㅅㅅㅅ'을 누르니 농산물 안내 말이 나온다. "원하는 농산물의 각 글자의 초성자 음을 입력하세요" 안내 말을 들은 후 갑돌씨는 과일 가운데 사과 고급품을 원해서 'ㄱㅇ'(과일) * 'ㅅㄱ'(사과)을 누르고 다시 인식음을 들은 후 'ㄱㄱ' (고급)을 눌러 고급품의 가격을 알았다. 갑돌씨는 아침을 먹고 회사로 출근하기 위해 자동차로 갔다. 갑돌씨는 자동차 키가 없다. 그의 자동차 문에는 비밀번호 자물쇠가 부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자물쇠에는 1 ∼ 0까지 10개의 버튼에 ㄱ에서 ㅎ까지 자음이 숫자와 짝지어 새겨져 있다. 집에서 본 리모콘과 전화기에서와 같은 자음이 표기된 숫자판이다. 그는 숫자로 된 비밀번호 대신 암호를 이용한다. 암호는 그의 부인이 전라도 사투리로 말하는 '안전운전하쇼이'이다. 그는 부인의 안전 운전하라는 따뜻한 당부의 말을 기억하며 버튼을 보고 'ㅇㅈㅇㅈㅎㅅㅇ'을 눌렀다. 차문이 열리자 시동을 걸어 직장으로 향했다. 한가한 도로를 나오자 갑돌씨는 아내 민자씨에게 잊고 온 일이 생각나서 휴대폰을 들었다. 휴대폰에도 한글자음 표기 숫자판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그는 전화를 더 쉽게 건다. 전화기 숫자판에 있는 단축출이란 버튼을 누른 뒤 '마누라'의 각 글자의 초성자음'ㅁㄴㄹ'을 누르자 자동적으로 단축번호 5(ㅁ)2(ㄴ)4(ㄹ)가 눌러졌다. 즉 전화기내 이 524란 단축번호에 갑돌씨 집 전화번호 0631 - 823 - 7448 이 대응되어 있어 자동적으로 이 번호가 출력되어 전화가 집으로 접속되었다. 11개의 숫자로 된 전화번호를 입력하는 대신에 단지 'ㅁㄴㄹ' 3개의 자음만 입력하여 전화를 신속히 접속할 수 있어 운전에 지장을 주지 않고 안전운전을 할 수 있었다. 아내에게 오늘 부모님께 보낼 사과를 사 놓도록 부탁하고 전화를 끓었다. 회사에 도착하자 문서를 꺼내기 위해 캐비닛으로 갔다. 문서 캐비닛 자물쇠도 역시 자동차키와 같은 한글자음이 표기된 자판이 붙어 있다. 암호는 '열심히' 이다 그는 'ㅇㅅㅎ'을 누르자 캐비닛 문이 열려 문서를 꺼냈다. 컴퓨터를 켜고 오늘의 시장 정보를 검색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들어갔다. 인터넷에 들어가기 위해서도 역시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했다. 옛날 같으면 비밀 번호를 아내 생일 또는 자신의 생일, 주민등록번호 등을 가지고 비밀번호로 했을 것인데 이제는 자기가 알고 있는 무슨 말이나 비밀번호로 된다. 그의 인터넷 접속 비밀번호는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인 '세종대왕'이다. 그는 세종대왕의 각 글자의 초성자음 'ㅅㅈㄷㅇ'을 눌러 인터넷에 접속해서 자기 업무분야의 세계 오늘을 둘러보았다. 서류를 작성하고 있는데 친구로부터 호출이 왔다. 호출기의 문자판에 '7534, 오늘 저녁 만나자'란 글귀가 떴다. 7534를 자음으로 바꾸자 'ㅅㅁㄷㄹ'로 되었다. 그는 바로 발신자가 삼돌이 인 것을 쉽게 알았다. 
즉 삼돌에서 모음을 빼고 자음만 보낸 이름이다는 것을 그는 쉽게 알 수 있었다. 삼돌이는 오늘 저녁 만나자란 말을 자음표기 숫자판이 있는 전화기를 통해 문자발생호출기로 보냈다.  '오늘'에 포함된 모든 자음 'ㅇㄴㄹ'을 눌러 824란 수치가 되게 하고 이 수치는 호출기의 문자 발생기에 수신되어 다시 '오늘'이란 말로 변환되고, 역시 '저녁'은 'ㅈㄴㄱ' 즉 921이란 수치가 입력되고 이 수치가 앞의 과정에 의해 '저녁'이란 말로 바뀌어 호출기 문자표시판에 나타나게 된 것이다.  삼돌이가 저녁 식사를 하자는 메시지를 보고 갑돌이는 식당을 예약해야 했 다. 식당 전화번호는 찾을 필요가 없다. 그가 알고 있는 식당의 전화번호는 모두 한글번호이다. 그가 오늘 예약하려는 식당은 전화번호가 '맛좋은- 한국식당'이다 숫자판을 보고 'ㅁㅈㅇ(598)-ㅎㄱㅅㄷ(4173)'을 차례로 누르자 한국식당 안내인이 전화를 받으며 "여보세요 맛좋은 한국식당입니다" 라고 했다. 식당 예약을 끝내고 집으로 전화를 했다. 
직장 전화기는 단축출 기능이 없기 때문에 전화번호를 직접 눌러야 한다. 전화번호는 국번이 823번이고 그 뒷번호는 7448이었다.  그는 몇 년전 숫자암기법 책(각 수치별로 암기용 글귀를 대응시킨 사전)을 보고 각 수값에 해당하는 글귀를 찾았다. 숫자암기법 책에서 823이란 수치를 찾아보니 '오늘도', '아파트', '옛날도' 란 말이 있었고 다음으로 7448이란 숫자를 찾아보니, '사랑해요', '새해행운', 등이 있었다. '오늘도'와 '사랑해요'란 말을 조합하여 기억하기 좋은 '오늘도 사랑해요'란 말로 한글 전화번호를 만들어 놓았다. 전화기를 들고 먼저 지역번호를 누르고 '오늘도 사랑해요'란 말의 각 글자의 초성자음 'ㅇㄴㄷ-ㅅㄹㅎㅇ'을 누르자 아내가 전화를 받았다. 아내가 아침에 부탁한 사과를 준비했는지 확인하였다. 갑돌씨의 글귀 전화번호말 '오늘도 사랑해요'가 참 좋아 다른 사람에게 이 글귀 전화번호를 말하면 누구나 한 번 듣고 다시 잊어버리지 않는다고 하며 갑돌씨 집 전화번호를 부러워한다. 
전화를 끝내고 갑돌씨는 오늘 저녁 친구를 만나는데 필요한 돈을 찾기 위해 회사 현관에 있는 현금인출기를 찾았다. 현금인출기에도 역시 전화기 숫자판과 같은 자음이 표기된 숫자판이다.  카드번호도 지금은 한글로 바꾸었다. 긴 번호라서 좋은 말이 되지 않아 몇 가지 단어를 나열하는 것이어서 맘에 들지 않았지만 몇 번 사용하니 그 단어들이 외워져 이제는 긴 카드번호도 글귀로 암기하고 있다. 도난 당할 때도 신속히 신고할 수 있어 편리할 것이다. 현금인출기에 카드를 넣자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메시지가 나왔다. 갑돌씨는 이번에도 한글 비밀번호를 가지고 있다. 비밀번호 글귀는 '티끌모아(ㅌㄱㅁㅇ = 2158) 태산(ㅌㅅ = 27)'이다  돈을 찾을 때마다 아껴야 한다는 마음을 다짐하게 된다. 사무실로 돌아와 갑돌씨는 매우 많은 전화를 했다. 전화번호는 100-제일은행(ㅈㅇㅇㅎ = 9884), 310-금호고속(ㄱㅎㄱㅅ = 1417), 200-서울시청(ㅅㅇㅅㅊ =  7870), 320-순대국집, 300-삼성생명, 330-영락교회, 333-함흥냉면, 235-서울청과, 2000-서울극장, 2200-삼양라면 등이었다. 모두 국번은 숫자이지만 앞으로 전화국에서 한글번호 전용국을 광범위하게 부여한다고 하니 앞으로 국번도 기억할 필요가 없이 전화통화가 가능할 것이다. 그때는 음식점 국번호가 모두 '맛좋은(ㅁㅈㅇ = 598)' 이란 말이 국번이 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도 국 번은 많이 이용되므로 어디는 몇 국정도 알고 있어 국번을 기억하는 것은 그렇게 번거로운 것은 아니다. 갑돌씨 딸 은재는 지금 학교에서 로그함수를 배우는 수학 시간이다. 선생님은 로그함수를 공부하기 위해서 로그 3∼5 값을 암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그러나 선생 님은 이 또한 숫자를 그대로 암기 할 필요가 없다고 하시며 다음과 같이 글귀로 기억하도록 도와주셨다. 즉 로그 3 값은 .4771인데 '로스시켜'란 글귀로, 로그 4값은 .6021인데 '반찬놓고'로, 로그 5값은 .6990 인데 '부자잔치'로 바꾸어 이들을 연결해 '로스시켜 반찬놓고 부자잔치'로 외우니 쉽게 로그값을 외울 수 있었다.  아들 현재는 국사 연대 를 매우 잘 기억한다. 고조선 창건과 패망을 '팔도통달(ㅍㄷㅌㄷ = 2333) 까치야(ㄱㅊㅇ = 108)'로 외웠다. 즉 이 글귀를 통해 바로 2333 년과 AC 108년을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오후에 갑돌씨 부인 민자씨는 시내에 외출했다. 민자씨는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라 귀가가 늦어졌다. 갑돌씨의 집은 가정 자동화 장치가 되어 있어 외부에서 전화로 밥솥의 스위치를 켤 수 있으며, 각종 전자기구도 작동할 수 있다. 민자씨는 먼저 집으로 전화를 걸어 가정 자동화 안내 신호를 듣고서 'ㅂㅎ'을 눌렀다. 과거 같으면 '밥해'라는 말에 해당되는 번호 64를 암기하여 입력하여야 하나 지금은 '밥해'란 단어의 각각 글자의 초성자음(ㅂㅎ)을 눌러 작동하게 할 수 있어 참 편리했다.  때가 무더운 여름인지라 집에 들어가면 집안이 너무 더울 것 같아서 집에 가기 전에 냉방기를 가동시키고 싶었다. 그래서 그녀는 다시 '냉방'이란 말의 각 글자의 초성자음 'ㄴㅂ'을 눌러 집에 있는 냉방기를 가동시켜 놓았다. 민자씨가 집에 들어가면 밥솥에 밥은 다지어져 있을 것이고 집안은 시원할 것이다. 다시 갑돌씨로 돌아와서 그는 오늘 일을 마치고 친구를 만나기 위해 약속한 식당으로 가서 친구와 식사를 한 뒤 노래방에 갔다. 갑돌씨가 먼저 노래를 부르게 됐다. 노래 제목은 '목포의 눈물'이다. 과거에는 노래 제목에 대응하는 번호를 찾아 입력하면 음악이 연주되었으나 이제는 노래방 노래 번호 입력 버튼에도 자음이 적혀 있다. 'ㅁㅍㅇ ㄴㅁ'을 누르자 '목포의눈물' 노래 반주가 시작된다. 한시간 정도 노래방에서 놀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집문 현관 도어록(자물쇠)에도 역시 한글 자음이 표기된 숫자판이 있다. 집 자물쇠의 비밀번호는 '나의천국' 이어서 'ㄴㅇㅊㄱ'을 누르자 현관문이 열렸다.  민자씨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1
ㄱㅋ 
 2 
ㄴㅌ 
 3
  ㄷㅍ
 4 
 ㄹㅎ
 5 
 ㅁ
 6
 ㅂ 
 7 
  ㅅ
 8 
 ㅇ
 9 
 ㅈ
*  0 
 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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